버듬이라고 하나요? 버즘? 버짐? (국립국어원에 가서 검색해보니 ‘버짐’이 맞네요^^)

암튼 전 어릴 적부터 버짐을 달고 살았습니다. 항상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가을~겨울 동안은 얼굴에 허옇게 버짐이 피곤했습니다.

피부(두피) 관련 제품 개발을 시작하면서 공부를 하다 문득 ‘어라, 우리는 너무 과도한 세정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는 세안 법을 바꾸었습니다. 저녁에만 비누로 세안하고 아침에는 물로만 세안.

생각해보면 저녁에 비누나 클린저로 세안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하루 종일 밖에서 생활하며 여러 가지 먼지와 공해물질 등이 피부에 달라붙어 피지와 엉켜 더럽게 되니까요. 특히 여성분들은 화장을 하니 그걸 깨끗이 지워야 하니까요.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는 굳이 왜???

생각해 보면 저녁에 샴푸하고 세안하고 잠자리에 들면 뭐 때가 묻을 일이 없습니다. 화장하고 자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나름 깨끗하게 산다고 이불도 자주 빨고 청소도 자주 하려고 노력하는데.....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면 얼굴에 피지가 분비되어 좀 번들거리다보니 습관적으로 피지를 제거하려고 샴푸를 하거나 비누 세안을 또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침이니 상쾌한 마음으로 뚜벅 뚜벅 만원 지하철에 혹은 버스에 몸을 싣고 싶었는지도 모르죠^^.

암튼 저를 비롯한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뽀득뽀득한 느낌에 중독이 되어 있는 건 아닌가.

바로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 듯합니다.

피지는 나쁜 것이 절대 아니죠?

피부의 각질층이 물리적인 보호막이라면, 피지는 그 물리적인 보호막을 둘러싸고 있는 화학적인 보호막이며 각질층의 방어막 기능을 강하게 하는 필수적인 1차 보호막입니다. 그리고 인체에 가장 잘 맞도록 만들어진 최상의 천연 보습막이죠.

그런데 아침에 이걸 싹~ 없애버립니다. 그리고 인체와는 잘 맞지 않는 인공적으로 만든 보습제를 바릅니다(=0=;;).

저는 그동안 아침에 비누 세안하고 나면, (가을~겨울 동안에) 얼굴 당김과 하얀 각질이 일어나면서 버짐이 폈었는데, 몇 해 전 여름부터 세안법을 바꾼 이후 올 겨울 내내 이 건조한 겨울동안 멀쩡합니다.

저와 같은 남성분들 끈적이는 로션 귀찮으시죠? 억지로 바르기 싫은 보습제를 바를 필요도 없습니다. 아침에 물세안만 하세요. 오히려 입술이 건조하신 분! 저처럼 아침에 물세안할 때 T-ZONE에 있는 깨끗한 피지를 끌어다가 입 주위 같은 좀 건조한 부위에 발라주세요.

조금 !@$#@$%!$# 하신가요? 왜요? 최상의 보습제라니까요.

제가 몸으로 입증된 임상 실험자 아닙니까^^.

꼭 버짐 뿐 아니라, 지루성/아토피/접촉성 피부염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피부(두피)의 방어막기능이 약하신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이 굳이 신이 주신 최상의 천연 보호막(보습막)인 피지를 깨끗히 제거한다는 건 그야 말고 성벽 전투할 때 성문을 활짝 열어 놓으시는 거나 마찬가지죠. (오메 반지의 제왕 헬름협곡 전투처럼 오크가 화약통 들고 개구멍(?)으로 들어오네요^^)

피지가 없는 상태의 피부(두피)의 각질층은 쉽게 균열이 가고 틈이 생겨 외부의 공격에 쉽게 무너집니다. 많은 경우의 피부염은 과도한 세정 습관이 주범일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 아침에 나온 피지는 그야말로 100% 순수한 천연 보호막(보습막)입니다.

제발 제거해 버리지 마세요.

막연히 마일드할 거라고 생각하시고 그냥 사용하시는 일반 폼클린징(물론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스폰지에서 몇 해 전에 실험한 것 보니까. 설겆이 할 때 쓰는 주방세제와 세정력이 비슷한 거 아시죠?

여러분도 모르는 사이 신이 주신 피부 방어막을 가랑비에 옷 젖듯이 서서히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더불어 저녁에 사용하는 비누나 폼클린징 같은 것도 최대한 저자극 약산성 제품 사용해야만 합니다^^. 아시죠 피부 각질층이 가장 건강한 산도는 약산성인 것을^^.

세정습관만 바꾸었다고 하루아침에 피부염이 나을 수는 없겠지만, 치료와 함께 세정습관을 바꾸시면 시간은 걸리지만 서서히 피부의 방어막이 강화되어 피부염을 극복하시는데 큰 도움이 되실 겁니다.